대전 시청 앞 조문을 마치고,



,,고를 거치면서 사회, 국사 시간에 늘 궁금했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역사의 순간을 지나오면서 과연 우리 엄마, 아빠는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했을까 하는..
부모님께 직접 질문을 한 적은 한번도 없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지금의 나는 그 질문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한동안 양심이 무엇인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을 지나고 나니, 세상이 너무나 우습게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한 때, 도덕 교과서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굉장한 의문을 가졌다.
도덕성, 양심이란 것은 부조리함으로 온갖 이득과 권력을 취하는 자들이 세상을 좀 더 쉽게 지배하기 위해서 만든 이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과연 양심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의 확고하지 않은 도덕 관념으로는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서야 내 삶에 가치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내 삶에서'나 자신'이 아니라, '대다수의 선'을 위해서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이따금 치밀어 오르는'자유에 대한 갈망',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 '사람에 대한 존중이 빠진 정치적인 태도들에 대한 혐오'등은 학습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저 착하게 사는 것과 도덕성을 지키고 사는 것은 조금 다르다. 도덕성은 법과 규칙을 알고 지키며,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부끄러움'이 사람을 비로소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슬픔이나 안타까움, 분노 보다도'부끄러움'을 먼저 느꼈다. 그건 실로 오래만에 느껴보는,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양심의 울림이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를 하는, 그 역사의 현장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봉하마을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엄마, 아빠도 다른 사람들과 그 자리에 함께했다는 것을 아이에게 두고두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다음날에 다시 가보니, 더 크고 예의를 갖춘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열심히 노란 리본을 자르는 아기 엄마들이 눈에 띄었다. 끊이지 않는 사람들의 발길, 엄숙하고 성숙한 태도로 애도하는 모습에 위안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 명복을 비는 마음은 이미 과거의 것이다.

모든 가치와 사상은
각기 다르게 이야기하지만
목표는 단 하나, 인간의 행복이다.

라고 그가 남긴 메세지를 가슴에 품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꿈을 계속 꿀 것이다. 나의 아이와 함께.

 



-
글을 쓰고 나서 잠이 안온다..

내가 '꿈꾸는 자유'마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은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서 희생을 했지만, 더러운 역사는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사실 두려움 그 자체이다. 사지를 옴짝달싹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는, 혹은 무슨 일을 저지르게 만들지 모르는 그 두려움이란 것. 하지만, 실체없는 두려움을 두려워하여 부끄러움을 알고도 주저하는 것은 그 두려움 이상의 결과를 낳는다결국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부끄러움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것그리고 망각이다.

-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기고자 했던국민이 배제된 정치를 잘하는걸 소위 '노련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두려워 하지 않고 비웃었던모호한 말보다 서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직설적인 언어로 이야기 했던, 낮은 사람에게 고개를 숙였던, 권모술수를 바탕으로 한 정치 사상보다 인간을 위한 행복을 추구했던....저 아이들의 할아버지를 잃었다.

-
여러가지 난무하는 설들, 그것은 또 다른 두려움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건설적인 문제 제기는 바람직하지만, 어쩌면 두려움을 무릅쓰고 제기한 의문들이 다시 막연한 두려움으로 확산되어 우리 모두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아니 두려움은 오히려 혼란스럽지 않다싸워야 할 대상이 분명하니까. 정말 무서운 것은 불안함이다. 어떤게 옳고 그른지 모르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그런 혼란의 상태 혹은 쏟아지는 정보를 차단하려는 무감각의 상태. 누군가는 결국 그것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분노, 혼란, 우울, 무기력에 빠져 결국 우리 스스로 자멸하는 것.

by beatlejude | 2009/05/27 14:00 | Lucyday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beatlejude.egloos.com/tb/496044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게으름이 at 2009/05/27 14:17
오랫만이예요... 이렇게 인사드릴 글의 내용은 아니지만서도...
Commented by 아트걸 at 2009/05/27 15:21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모두 힘 냈으면 해요.
Commented at 2009/12/10 12:58
비공개 덧글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