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22일
[만14개월] You are my sunshine!!
언젠가부터 서윤이는 현관을 가리키거나 신발을 들고 와서 나가자고 한다. 서윤이는 요즘 버튼 누르는데 꽂혀 있어서 엘리베이터 -> 아파트 현관 자동문 -> 계단 을 두세번 반복해야 만족해한다.
엄마 신발엔 아직 관심이 없는데, 엄마 양말에는 관심이 많다. 빨래 갤 때 보면 서윤이가 자기 발에 엄마 양말을 진지한 표정으로 대보고 있다.
서윤이가 은근히 장난기가 많은 것 같다. 계단을 기어 올라가고 나서는 꼭 손바닥을 한번씩 핥는데, 내가 "에이 지지~" 하면서 손바닥을 탁탁치면 낄낄 웃으면서 또 핥는다. 무언가를 못하게 할 때 울면서 짜증낼 때도 있지만, 못하게 할 때 엄마 눈치를 살살 보면서 다시 장난을 치면서 웃을 때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 웃게 된다. 그야말로 무장해제!
예전엔 춤출 때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더니, 요즘은 옆으로 흔들흔들한다. 서윤이가 요즘 좋아하는 음악은 맘마미아랑 존레논 앤솔로지, 서태지 노래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낮수유를 끊은지 2주가 되었다. 밤중 수유는 여전히 네다섯번이다. 낮 수유를 끊고 일주일 후에 생리가 시작되었다. 한동안 무리한 외출이 계속되었던데다, 갑자기 생리를 시작하니 몸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요즘 자꾸 배가 나오고 배가 콕콕 쑤시고 발 뒤꿈치가 아프길래 나는 혹시 둘째가 생겼나? 하고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원인은 수면 부족과 군것질이었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약을 지었다.
낮수유 중단을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시로 외출을 했는데, 그 덕분인지 서윤이의 손 흔드는 실력(?)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아가들을 보면 반가움의 손가락질을 했는데, 이젠 "안녕~"하듯이 손을 흔든다. 눈이 좋은건지 멀리서나 어두운데서 사람 형체만 스쳐가도 바로 손을 번쩍 든다. 서윤이는 상대방이 반응이 없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ㅋㅋ
서윤이가 엄마랑 있을 때보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때 무척 옹알이가 많아진다. 다른 엄마들이 서윤이 보고 목소리가 무척 크다고 한다. 얼굴도 점점 아빠 닮아가는데, 목소리도 아빠를 닮았나보다.
추석때 서윤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례식장과 영화관에 다녀왔다. 내가 좋아하던 사촌 형님인데, 갑자기 대장암으로 돌아가셔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사람들은 아빠만 오면됐지 어린 아이를 데리고 그곳에 왔다고 놀랐지만, 내가 서윤이와 함께 그곳에 가는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친정엄마와 서윤이와 영화 <맘마미아>도 보았다. 뉴욕에서 한번, 시카고에서 한번 볼만큼 남편과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뮤지컬이라 예고편부터 기대가 컸다. 서윤이가 처음에는 좀 재밌어하더니, 이내 찡찡대길래 젖으로 달래가며 영화를 다 볼 수 있었다. 엄마는 영화를 보고 메릴 스트립이 너무 늙어서 안 어울린다고 불평하시면서도 집에 오자마자 음악 동호회 까페에 접속해서 영화 속 노래들을 반복해 들으셨다.
이번 추석을 보내며 새삼 작년 생각이 났다. 갓 백일도 안된 서윤이를 큰댁 안방에서 수시로 젖물려서 재웠는데..이번 추석때는 잘 걷고, 말귀도 제법 알아 듣을만큼 컸다. 내년 이맘 때쯤엔 기저귀도 떼고, 말을 하게 되겠지? 솔직히 얼른 커서 같이 대화도 나누고 취향을 공유하기를 바라게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잠깐의 욕심이다. 지나치게 사회화되지 않은 지극히 원초적인 아이의 표정들을 보면서 아이가 그 표정들을 언젠가 잃어버리게 될까봐 아쉽기만 한데. 깨어 있을 때는 잘 못느끼는데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어디서! 이런 존재가 왔을까 싶은게 아직도 아기란 존재는 신기하기만 하다.
서윤이가 태어나고 가끔 You are my sunshine~을 불러주었다. 서윤이에게 노래를 많이 불러주는데, 유난히 이 노래를 좋아한다.무슨뜻인지 아는건지 불러줄 때마다 늘 웃는다. 서윤이를 생각하면 밝은 햇살이 강렬하면서도 따스하게 내 가슴 중앙에 들어와 다시 나를 감싸는 느낌이 든다. 서윤이는 나에게 빛 그 자체다. 서윤이 덕분에 요즘 나는 다시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서윤아! 엄마 환갑 때 같이 우주 여행 가자~~~~~*
# by | 2008/09/22 06:42 | 러둥(서윤)♡에게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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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는 아직 혼자서 잘 서지 못해서인지 무릎을 구부렸다폈다하지는 않고 옆으로 흔들흔들 많이해요
낮수유를 일부러 중단하신거예요? 전 복직하면서 자연스레 낮에는 주지 않게 되었어요. 밤 중 수유도 끊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 끊고 있지요. 밤중 수유는 어찌하실 생각이신지요?
낮수유는 수유 간격을 조금씩 늘리다가 보니 간격이 어느새 12시간이상으로 늘어나 자연스레 중단하게 되었어요.
밤중수유는 못 끊고 있는데..밤중에 젖 찾는 아이를 달래기가 쉽지 않네요. 일단 레몬즙 바르는것부터 시도해 보려구요.
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You make me Happy~When Sky is Gray~!~~!
새 아가들만 보면,..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어떻게 생겼을까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저는 잘 말랐습니다. 식혜하고 엿기름 먹고 너무 힘들면 짜 줬어요. 그 시간들이 꿈 같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