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31일
가족 풍습 만들기
그동안 나는 가족간의 '의례'에 대해서 묘한 거부감을 가져왔다. 그것이 오히려 가족간의 결속력을 해체시키고, 갈등을 유발한다는 관점 때문이었다. 부모를 넘어 뻗어 나가는 무한한 관계들에 대해 피곤함을 느꼈고, 특히 제사, 차례, 시제 등에 대해서는 미개하다고까지 여겼다. 물론 나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등 즐거운 날들에 대해서는 늘 기대가 컸지만, 그것도 어느 순간부터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해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요즘 그동안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족간의 의사소통이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향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진다면 '의례'는 가족 구성원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롭게 하여 세상으로 향하는 자신감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되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생일등 각종 기념일을 좀 더 적극적이면서도 의미있게 챙기기로 하였다.
예를 들면 기념일에 비싼 외식을 하는 것보다
결혼 기념일에는 치아 스케일링, 각자의 생일에는 건강검진(암검진)을 하기.
봄에는 딸기밭, 여름에는 바다, 가을에는 사과농장,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만의 추억이 있는 성지(?) 순례.
연말에는 연초 계획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의식을 치르고, 신년초에는 모여서 새해 계획을 세우기.
가족 일기 쓰기- 가족이 어려움에 닥쳤을 때 그것을 아이들이 모르게 하기 보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지 기록해 두기
가족이 함께하는 신체활동의 장려등을 생각해 두었다.
다시 종교를 갖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려중이다.
(요가를 멀리하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대한 실망과 gnosticism에 매력을 느껴서 성당을 뛰쳐나왔는데..)
제사나 차례에 대해서는 아직도 거부감이 들기는 하다. 결혼하고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그 부분이다. 조셉 캡벨의 <신화의 힘>에서 '의례'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노동'을 요구하는 절차들에 대해 의문을 품는 나를 완벽하게 이해시키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례' 자체에 대해 부정하고 피하려고 하거나, 혹은 무조건 순응하려고만 하기 보다, 가족 구성원간에 의견 조율을 잘 하여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내가 더욱 노력해야 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사람의 본능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듯한 교리들에 대한 황당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종교는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깨달음, 미래에 대한 신념에 더 가까울 것이다. 나는 요즘 내가 한 때 무조건 거부했던 가치들의 이면을 다시 진지하게 살펴보면서 조금씩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 by | 2008/08/31 14:20 | 러둥(서윤)♡에게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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